생활의 지혜 - 임대차 계약 시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세상은 이렇든 저렇든 해도 결국 신용으로 돌아간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 한다면 아마도 이 세상은 진작에 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믿음을 이용해먹는 나쁜 놈들이 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법이고, 그래서 손해 안 보고 살려면 꼭 알아야 할 법이란 것도 있다.

물론 서로 믿고 사는 건 참으로 훌륭한 미덕이라 할 수 있겠지만,
'법 위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은 법도 보호해주지 않는다'란 말도 있듯이
살면서 반드시 한 번은 마주치게 될 법에 대해서도 무지해서는 정말 눈 뜨고 코베이는 수가 있다.

이번에 두 번째 원룸 이사를 준비하면서 임대차 계약과 관련하여 알게 된 것들 중
많이들 헷갈려하는 것들을 나중에 까먹지 않기 위해서 여기에 정리한다.

*검색, 문의 등을 통해 알아낸 것들이므로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1. 부동산 중개 수수료

부동산을 거쳐서 계약을 했다면 중개 수수료를 내게 되는데,
중개 수수료는 건물의 계약 가액에 따라서 달라진다.

http://www.kar.or.kr/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링크]

정확한 수수료율은 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언제 지불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은데 지불 시기는 시마다 조례로
다르게 제정하고 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

서울의 경우에는 계약서 작성 시에 전체 중개 수수료의 1/2,
잔금을 치르고 입주하는 날에 나머지 1/2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의외로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한쪽에서만 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중개 수수료는 계약 성사 시 계약 당사자 쌍방이 각각 중개인에게 지불하게 되어 있다.


2. 전세권 등기 설정 vs 확정일자

흔히 전세권 등기 설정을 하면 확정일자보다 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누가 먼저 했느냐'가 기준이고, 둘 중 무엇을 했느냐는 우선 순위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 한다.

전세권 등기 설정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등기 비용이 들어가고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반면 확정일자의 경우에는 동사무소에서 600원만 내면 받을 수 있고 임대인의 동의도 필요없다.

돈도 더 들어가고 임대인이 잘 해주지도 않는 건데 우선 순위에도 영향을 주지 못 한다면
전세권 등기 설정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것이다.

전세권 등기 설정이 확정일자보다 좋은 점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않을 때다.

임차인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이기도 한데 실제로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전세권 등기 설정은 확정일자보다 임차인에게 더 큰 힘이 되어 준다.

확정일자의 경우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 때 반환하지 않으면,
보증금 반환 소송을 내고 법원에서 승소 판결이 떨어지면 그 제서야
법원의 힘을 빌어 강제 경매를 진행하여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

당연히 시간도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고 정말 사람 지치게 만든다.

반면 전세권 등기 설정은 등기부 등본 상에 해당 건물에 대해 내가 낸 보증금 만큼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나타나 있기 때문에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 때 반환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소송 절차 없이 해당 건물을 바로 임의 경매에 붙여서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

임차인의 입장에서 대항력이나 변제 순위를 기준으로 따지면 사실
전세권 등기 설정이나 확정일자나 다를 것이 없지만 실제로 문제가 터졌을 때
강제력을 동원해 해결을 더 빠르게 해주는 것은 전세권 등기 설정인 것이다.

확정일자는 변제 순위 선점의 효과만 있을 뿐 강제력은 가지지 못 하기 때문에
결국 소송 절차에 따라 법원에 의한 강제력을 동원해야만 한다.

때문에 임대인 입장에서도 자신의 건물 등기부 등본에 떡하고 기재되어 있는데다 내용 증명 보낸 뒤에는
지 마음대로 건물을 팔아버릴 수도 있는 전세권 등기 설정이 더 무서울 수 밖에 없다.


3. 최우선 변제권

소액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생긴 제도로써 계약한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
일정 금액 미만의 보증금은 우선 순위에 상관 없이 최우선으로 변제해주는 것이다.

다만 최우선 변제 금액은 경매 낙찰가의 1/2을 넘을 수 없으며,
현재 서울을 기준으로 보증금 6000만원 이하일 경우에 한해서만
최대 2000만원까지 최우선으로 변제해 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우선 변제 대상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럼 난 보증금이 2000만원 밖에 안 되니까
보증금 전액을 다 보호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보통 임대차를 놓는 건물에 세들어 사는 사람은 여러명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그 건물에 세들어 사는 사람 모두가 최우선 변제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살고 있는 건물이 2억에 경매 낙찰되었다고 하면 그 중 1억은
최우선 변제 금액으로 쓰이게 되는데, 그 집에 보증금 2000만원으로
세들어 살고 있는 사람의 수가 자신을 포함 10명이라고 한다면
각각 보증금 1000만원까지만 최우선으로 변제 받게 되는 식이다.


4. 묵시적 계약 갱신

계약 만료일 6개월 전 ~ 1개월 전 이내에 임대인, 임차인 모두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이를 묵시적 계약 갱신이라 한다.

동일한 조건과 기간으로 계약을 갱신했다고 보는 것인데,
예를 들어, 보증금 3000만원으로 2년 전세 계약을 했을 때 묵시적 계약 갱신이 되면
다시 동일하게 보증금 3000만원에 2년 전세 계약을 한 것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묵시적 계약 갱신이 된 상황에서 임차인은 언제든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임대인은 갱신된 계약 기간이 지나기 전까진 임차인에게 퇴거 요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차인은 묵시적으로 연장된 계약 기간은 지킬 의무가 없지만,
임대인은 이 역시도 지켜야 한다.

다만 묵시적 계약 기간 중 임차인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 해당일로부터
3개월 후를 계약 만료 일자로 간주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묵시적 계약 기간이라고
무턱대고 임대인에게 일방적으로 당장 내일 나가겠다고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는 없다.

계약 해지를 요구한 날로부터 3개월 후까지는 임차인 역시도
계약 기간을 지킬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5. 임대차 계약 중 보일러, 수도관 등의 파손 시 수리 책임은 누구에게?

주거 목적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의 기존 시설물 파손 시 수리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민법 상 그렇게 규정되어 있고, 이미 수많은 판례도 나와 있다.

임차인의 관리 소홀, 고의 등 명백하게 임차인의 문제가 아닌 이상에는
모두 임대인이 이를 수리해줄 의무가 있고 임차인이 사비로 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임차인이 수리비를 청구하면 이 역시도 임대인은 수리비를 물어줘야만 한다.

계약서에 특약 사항으로 파손 시 임차인이 수리한다고 썼다 치더라도
이미 지난 판례에서, '주거 목적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의 대파손'이라면
특약 사항에 상관 없이 임대인은 시설물을 수리해줘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니까 사는 도중 보일러나 수도관 고장나면 주저하지 말고 집주인에게 연락하자.
안 고쳐주면 법대로 하자고 따지면 된다.

집주인은 분명 관리를 잘못해서 그런거네 어쩌네 하겠지만,
임차인의 관리 소홀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임대인이다.

명백하게 임차인의 관리 소홀 때문임을 입증하지 못 하면
역시나 모든 수리 비용은 임대인이 대야 한다.

by 아구리 | 2009/11/04 02:26 | Thinking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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